이라크의 고양이들

저는 이라크 남부에 위치한 건설현장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라는 지역 특성상 모든 개개인은 규정된 위치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휴일에도 마찬가지 이기에 Camp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있지만 그 어떤 것도 해결이 되질 않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게 됩니다. 캠프에서 살고있는 이라크의 고양이들 입니다.


호랭이와 흰둥이 그리고 꼬질이가 나타났습니다.

옆집에 사는 제임스 취미가 고양이 아빠라서 그런지, 제 숙소에도 자주 나타납니다. 이름은 제가 그냥 붙였는데 아마 수백개 이름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2019.08 첫 만남. 왼쪽부터 호랭이(남), 흰둥이(여), 꼬질이(여)

확대범 제임스 덕분에 1년 즈음이 지난 지금은 모두 이렇게 되었습니다.

호랭이
흰둥이
꼬질이

특히 호랭이의 외모 변화가 눈에 띕니다. 아무래도 중동 고양이들이 애기때는 저렇게 이집트 벽화에 나올법한 외모를 가지다가 어른이 되고 살이 찌면 인자한 얼굴로 변하는 것 같아요.

쓰레기통을 좋아하는 살찐 호랭이

파란색 쓰레기통
읭?

빨간색 쓰레기통
읭?

그런데, 20년 1월경 꼬질이가 사라집니다.

이제 숙소 근처에는 호랭이와 흰둥이만 보이게 되는데 둘 사이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러브러브1
러브러브2

흠… 꼬질이가 눈치껏 집을 나가준건지, 쟤네 둘이 쫓아 낸건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올해 한국에 있는 마누리를 본적도 없는데 쟤네 둘이 저러고 있는 꼴을 보니 정말 화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런데… 호랭이는 사실… 잘 못해요.

??????????

보면 아시겠지만 호랭이의 그쪽 성향이 노말 하지 않습니다. 흰둥이와는 잘 맞지는 않는 것 같아요. 더 큰 문제는 저렇게 흰둥이 위에서 꾹꾹이 하고 머리 물어뜯는 행위를 한 20분정도 하는데 정작 본게임(?)을 못합니다. 제대로 하는걸 본적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 한 30분 지나면 흰둥이가 호랭이 뺨 한대 때린 다음에 집 나가버리고 그날은 안보입니다. 그나저나 꼬질이는 어디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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