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체류자 국내 입국 과정 및 자가격리 (20.07)

8개월간의 이라크 생활 끝에 찾아온 단비같은 휴가

작년 말에 휴가 복귀하고 정기휴가를 준비하던 중 터져버린 코로나. 그리고 같이 터져버린 내 휴가. 4월이면 잠잠해지겠지~ 5월이면 잡히겠지~ 했던 우리를 비웃듯이 코로나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한국이 잘 막아내니 유럽과 중동이 심해지면서 한국으로 들어가는 모든 항공편이 끊기게 되었습니다. 6월쯤 되서야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견해가 쏟아지기 시작했고 현장에 있는 우리도, 본사도 그제서야 대책마련을 시작했습니다. 단기간에 정리 될 줄 알았던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 될 기미가 보이자 현장도 전례없던 대응책을 마련해야만 했져.

어찌되었던, 저는 끊긴 항공편과 만료된 비자 등등 복잡한 상황으로 이라크에서 나갈 수 없었습니다. 2020년 올해 와이프를 단 한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저를 힘들게 하는 부분이였고 다음으로는 비자발급(갱신) 업무와 항공길이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이 괴로웠습니다 . 이라크는 7월달에 일일 확진자가 2천명을 돌파하면서 정부 부처 기관들이 거의 산소호흡기를 달고 일을 하는 수준이였기 때문에 비자발급이 더욱더 불투명한 상황이었습니다.

확진자는 2천명을 돌파하고 매일 신고점을 갱신하는 상황에서 이라크 정부와 항공업계도 어쩔 수 없었는지, 결국 전면 통행금지를 점점 완화 하고 공항도 부분적으로 개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7월 중순이였던 것 같아요. 이 즈음 본사에서도 휴가 방안이 마련됬고 현장에서도 밀린 휴가 순으로 휴가자들이 한국으로 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거의 1순위였기 때문에 7월 29일 카타르항공을 타고 한국으로 잠시 휴가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바스라 공항에서의 출국

개인 방역은 당연히, 체크인 전 자가격리 앱 설치 까지

마스크
장갑
바스라 공항

당연하게도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바스라 공항으로 갔습니다. 이라크에서는 외국인이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경호차량과 함께 여권을 소지하고 이동해야 합니다. 이동 시 길목 곳곳에는 검문소들이 있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합니다. 바스라 공항도 손님 맞이 준비로 거리두기를 위한 스티커 등등을 곳곳에 붙여 놓았더라구요.

출국 시 특이했던점은 체크인시에 카타르 항공 승무원이 제 핸드폰에 자가격리앱이 설치 됬는지 확인하고 발권을 해줬습니다.

한적한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

한가한 하마드 국제공항의 곰
한가한 하마드 국제공항

그 넓고 넓은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이 한적 했습니다. 라운지는 운영 했는데 대부분의 상점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도 주류나 담배 등 면세점 애용 품목은 살 수 있습니다.

인천공항 도착 및 해외 입국자 코로나 검사(일부)

특정 국가는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테스트가 진행됩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별로 할건 없습니다. 그냥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잘 갖추어진 방역 시스템과 시스템에 맞춰 열일하시는 의료진, 군인, 경찰 분들을 보고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라크에서 출발, 카타르를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했기 때문에 특별분류되어 인천공항에서 바로 코로나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안내 받았습니다. 내 콧구멍이 얼마나 깊은지 한번 확인하고 다른 분들의 검사가 끝날 때까지 일정 장소에서 대기 했습니다.

그리고 검사가 나오기까지 정부에서 지정해 준 호텔에서 1박을 하며 결과를 기다리라고 안내받습니다. 역시 안내 해 주시는 분들을 잘 따라다니기만 하면 됩니다. 1박 할 때에는 정부에서 석식을 제공해주고 음성판정을 받으면 아침 식사까지 제공 후 공항으로 데려다 줍니다. (대한민국 클라쓰… 사랑합니다)

공항 내 대기
지정 호텔
제공 석식

자가격리 (자택)

집까지 이어지는 친절한 안내

음성 판정을 받고 입국 다음날 공항에 다시 모이게 된 해외 입국자들은 여기서 목적지에 따라 재분류 됩니다. 저는 천안아산역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KTX를 타는 해외 입국자로 분류되었고 안내자를 따라 KTX 발권 후 탑승 했습니다. 마지막 탑승칸을 해외 입국자 이송용 전용칸으로 운용하는 것 같았고 역시 안내자를 따라 하차하였고 천안아산역 내 간이보건소까지 안내 받아 이동하였습니다. 10명 내외의 사람들이 있었고 천안 내 목적지에 따라 콜밴을 타고 집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코로나 검사와 검사결과 대기 숙박 까지는 세금으로 처리 되었고 KTX와 콜밴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자가격리

저는 자가에서 격리 하였고 집에 도착 후 안내대로 천안 보건소에 연락하여 담당 공무원을 배정 받았습니다. 곧 자가격리 물품을 받았는데 지원 물품이 굉장히 빵빵하고 내실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체온계는 당연하고 과자, 비비고 레토르트 식품, 음료수 등 다양하고 퀄리티 괜찮은 음식들로만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아마 지급 물품은 각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하네요.

지급 물품들

2주 동안은 자가격리 앱을 통해 하루에 2번 체온 및 증상 발현 여부를 체크해서 업로드 했고 매일 담당 공무원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집에서 하는 덕에 아주 갑갑한 느낌은 없었고 담당 공무원이 매일 전화를 해줘서 관리(?) 받는다는 느낌이 들어 고마웠습니다.

방역 관련 종사자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의료계, 군인, 경찰, 공무원 등등 방역 관련 일하시는 분들 존경하고 감사합니다. 이번 입국을 통해 한국이 얼마나 방역에 힘쓰고 있고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분들 노력이 헛되지 않게라도 우리는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겠습니다. 요즘 뉴스에 자주 보이는 그분들도 반성좀 하셨으면 하네요.

별개로 휴가로 인해 미루어 두었던 포스팅도 순차적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확실히 연금을 ETF에 투자해 놓으니 3주간 주식 상황을 안봐도 심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연금은 ETF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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